국내 이슈

[인터뷰] 대학 투자동아리 탐방,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RISK)<상>

스탁일보 2013. 2. 24. 13:16


스탁일보는 다양한 분야의 투자자들과 함께 하는데 그 가치를 둔다. 주식이야말로 자본주의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보는 탓이다. 우선, 창간을 기념하며 연속 기획으로 각 대학의 투자 동아리를 발굴, 그들의 비전과 활동상황을 전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하였다. 앞으로 매주 이 공간을 빌어 투자동아리가 소개될 예정이다. 모든 인터뷰는 이메일 혹은 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스탁일보 첫번째 인터뷰는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RISK)부터 시작한다.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RISK) <상>

 

학회의 출범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2003 9, 당시 재무론 전공 박사과정을 밟던 최정용(경영학과 97'), 여의도에서 이름을 날리던 휴학생 신분의 전업투자가 이재완(경영학과 99'), 재야고수로 유명했던 신태용(경영학과 00'), 3명이 주축이 되어 '고대투자동호회'를 결성했다. 이후 2005'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RISK' 로 정식 출범하게 됐다.

 

학회 창립멤버, 이재완, 신태용 그리고 최정용 (왼쪽부터)

 

투자 동아리 운영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라면?

 

국내의 많은 투자동아리가 공감하겠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불확실한 장세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자체운영 펀드에서 높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어진 유동성 장세에서, 대학생의 정보력과 인력으로 좋은 종목을 적시에 걸러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내 어느 투자동아리보다도 강한 리서치 실력과 결코 짧지 않은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으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의 수익률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로는, 주식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를 들 수 있겠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탓에 취업준비를 하기에도 바쁜 현실에서 주식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줄었음을 캠퍼스 내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투자와 주식에 대한 열정이 있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므로, 우리 학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주식에 대한 열정을 캠퍼스 내에 지속적으로 전파해나갈 예정이다.

 

 

각 회원들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고 들었다. 학교 생활 등으로 바쁠텐데 투자에 활발할 수 있는 비결이 있는지?

 

학회에서는 모든 회원들이 투자에 대한 높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한다. 우리 학회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이미 유명한데, 다양한 단계에 걸친 신입회원 선발 과정과 강도 높은 교육 및 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열정이 없는 회원들은 따라오지 못하고 중간에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 남은 회원들은 주식과 투자에 대한 열정, 흥미가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들인 셈이다. 그러니 하루에 4~5시간 또는 그 이상씩을 투자해 가면서도 즐겁게 활동하는 것이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투자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말인데, 뛰어난 수익을 낸 회원을 자랑해본다면?

 

우리 학회를 만든 선배들인 이재완, 신태용 모두 당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개인 투자가로 유명했으며, 이후 학회원들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다. 이를테면 우리에게 있어서는 선구자인 셈이다. 신태용 선배의 경우 현재도 전업투자가로 활동 중이다. 배해승(8, 심리 졸)의 경우에도 뛰어난 운용 실력을 보였다. 2011년 열린 "이데일리 챔피언스리그 실전투자대회"에서 수익률 100% 를 돌파해 대회 최고 수익률을 경신하는 등, 전부문에 걸쳐 가장 압도적인 수익률을 보이며 우승한 경력이 있는, 명실상부한 자랑스러운 선배들이다. 


 

자랑스러운 선후배가 한둘이 아니겠다. 정보를 다투는 분야인 주식에 있어서 이런 인맥은 가장 중요한 자본이 된다살짝 소개해줄 수 있는지


우리는 여의도를 비롯한 국내 금융권 및 증권가에서 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현재 바이사이드(Buy Side)에만 18명의 회원이 현직에서 일하고 있으며이들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 PEF / 투자은행 등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셀사이드(Sell Side)에서는 16명이 현직에서 일하고 있다이 중 12명은 현직 애널리스트들로아래와 같이 다양한 증권사와 섹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 김재성: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조선,기계 연구원

 - 김지상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조선 연구원

 - 박일규: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통신장비 연구원

 - 범수진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전력/유틸리티 연구원

 - 이명현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화학/상사 연구원

 - 이민아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IT 연구원

 - 이병준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 스몰캡 연구원

 - 이종민: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 연구원

 - 정의교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바이오/제약 연구원

 - 정용진: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운송/유틸리티 연구원

 - 하준영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지주사/IT 스몰캡 연구원

 - 홍진호: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계 연구원


또 세일즈(Sales) 파트에서는 하달준( 삼성증권 법인세일즈), 소정훈( 우리투자증권 리테일세일즈가 활약 중이다.


그렇다면 해외나 다국적 금융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도 있나? 그리고, 보통 진로 역시 투자계열이 되는 것인가?

 

이은비(10, 영어영문 졸)의 경우 현재 Standard Chartered IBD.(투자은행부문) Hong-Kong Office 에서 SF(구조화금융, Structured Finance) 부서에 속해 일하고 있다.


, 현재 Bank of America Merril Lynch 에서 Equity Derivative(주식파생) 트레이더로 일하고 있는 박태영(5, 기계공학 졸), 영국계 자산운용사 Topor & Co. Korea. 에서 일하고 있는 양성후(4, 경영 졸) 등도 졸업 후 투자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외에도 회원들은 UBS , J.P.Morgan, Morgan Stanley, BOA Merril Lynch, Deustche Bank, Societe Generale, BNP Paribas, Lazard 자산운용(뉴욕) 등에서 인턴 경력을 쌓으며 열심히 국제적 금융 감각을 기르고 있다. 각자 전공은 다르지만 학회에서 단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진로 결정에 있어서는 투자계열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일이니 더 잘 할 수 있지 않은가.

 

그 외에도 금융공기업, 재단, 상업은행, 보험, 카드/캐피탈, 회계/컨설팅, 주요 대기업체에 이르기까지 전 금융권에 걸쳐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수십명의 회원들도 모두 역량이 훌륭해, 1~2년 내에 우리 학회는 금융권에서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감이 넘친다. 이런 자신감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RISK만의 강점이랄지, 문화라면?

 

1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금융권내에서 강한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딱히 다른 곳에 있지 않다. 우리 학회원들은, 열정이 담긴 스파르타식 학회 활동이 그 답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비록 대학 동아리이긴 하지만, 결코 대학생이라고 봐주는 법이 없다. 주식 투자의 세계에서는 나이, 성별, 신분에 관계없이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지배하고, 프로정신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학회원들은 학기 중에도 매일 4~5시간 또는 그 이상을 투자해 기업을 분석하고, 시황/산업을 공부하며 세션을 준비한다. 방학 중에는 거시경제/산업/밸류에이션/투자서적 등을 공부하는 스터디를 운영하고, 신입 기수들에게는 개인별로 상장기업을 분석하게 하는 과제도 부여한다. 하지만 이것을 두고 힘들다고 표현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좋아서 열정을 갖고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흔히 신입 교육과정에서 일찌감치 포기한다. 또한 우리가 낸 레포트와 발표자료를 보고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언제나 프로정신을 갖고 임한다.


학회 스터디 세션 모습. 


이렇게 1년간 활동하고 나면 재무/회계/통계/경제에 대한 깊은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하게 되며, 파워포인트/엑셀과 같은 툴(Tool) 사용도 매우 익숙해지게 된다. 이를 통해 대학생이기 때문에 혼자기 때문에, 또는 수업시간에서는 얻기 힘들었던 지식들을 자연스럽게 갖추게 되고, 투자와 주식과 금융시장에 대한 고민들을 일찌감치 선행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냉철하고 이기적인 문화를 지녔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매주 세션마다 날선 비판과 토론, 때로는 고성마저 오가지만, 그만큼 오래 활동할수록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쌓이고, 사석에서는 다른 어느 단체에서보다 돈독한 정을 쌓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소위 말하는 "강한 정() 문화" 또한 우리 학회의 자랑거리다.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RISK)는 우리 나라 대학 투자동아리 중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주 3월 3일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RISK)<하>'편에서는 이들이 예측하는 2013년 대한민국 주식 시장, 리서치 수상경력 등에 대해 말할 예정이다.



편집: 박하얀 기자 

<저작권자 ⓒ 스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