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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국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이 될 수 없는 이유

스탁일보 2013. 5. 27. 10:23


[칼럼니스트 'BWithU']


1. 한국 경제와 일본 경제의 평행이론?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세상에 똑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마치 바둑 기사가 대국을 마친 후 복기를 하듯이 누군가의 인생을 복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링컨과 케네디에 평행이론>

 

정말 우리의 인생과 역사가 바둑 기사가 복기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면, 우리는 어디선가 겪은 듯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현상 속에서 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그 현상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운명이다.

 

운명. 정말 피할 수 없는 것일까?

 

다수의 사람은 바둑판 위에서 기사의 손 끝, 다른 말로 운명만을 기다리고 있는 바둑돌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사의 손 끝을 예측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바둑돌들이 존재한다면

 

과연 그 대국은 기사의 의도대로 진행될까?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마치 바둑판에 바둑 돌들처럼>

 

2. 여러모로 비슷한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과 기업 그리고 부동산


<1964년 도쿄 올림픽>

 

 

<1980년대 소니, 도요타 등 일본 대기업의 전성기>

 



그리고, 1990년대 초 부동산 버블의 형성과 붕괴그렇다면 일본의 아바타(?)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2000년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기업에 대약진>

 


그리고 형성된 부동산 거품과 함께 맞이한 2010년대.

 

한국은 일본을 약 20년의 시차를 두고 따라갔고 그러한 시대의 흐름을 타고 일본에서 10-20년 전에 유행한 아이템을 도입하여 많은 사업가와 무역상들이 사회적, 경제적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고 움직일 수 있었던 순수 일본 자본 혹은 재일교포 자본들 역시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해방 이후 일본이 남긴 유산들이 한국의 지배층을 통해 한국 사회 시스템 곳곳에 스며들어 왔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의 흐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래는 정말로 일본식 장기 침체일까?

 

3. 한국의 길 그리고 일본의 길

 


<>                         <탱자>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말이 있다. 회수 이남에 귤 종자를 회수 이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심어진 일본의 종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기업의 생산성은 고용과 투자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임금이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기업이 그 이상의 생산성을 내고 유지할 수 있다면 이는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ROE를 통하여 80년대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기업의 수익성과 2000년대 한국 기업의 수익성 흐름을 비교해 보도록 하자.

 


80년대 이전 두 자리 수 ROE를 자랑하던 일본의 기업들. 하지만 80년대 이후 일본 기업의 ROE는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대체 당시 일본 기업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일본 기업의 ROE를 듀퐁 분석으로 쪼개보면 기업의 수익성/ 자산회전률/ 재무레버리지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의 ROE는 자산회전률과 재무레버리지가 동시에 하락하는 가운데 내려가고 있다. 쉽게 말해서 ‘ROE=당기순이익/순자본에서 분모인 순자본이 커진 것이 ROE하락의 원인인데 그것은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에 돈이 묶여버렸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프라자 합의와 뒤이은 루브르 합의로 인한 저금리 그리고 기업의 부동산 투기 열풍.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인해 기업활동으로 버는 돈보다 부동산 투기로 돈 벌기가 쉬워졌으니 기업들은 마구잡이로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당장 눈앞에 돈 때문에 부동산에 근본적인 리스크인 유동성 위험을 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 부동산 버블은 결국 붕괴하였고 일본 기업의 막대한 자금은 부동산에 물려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일본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개입하였으나 수요 공급의 법칙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는 교훈만 남겼고 결국 일본 경제는 대학원과 MBA에 케이스 스터디 대상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2000년대 한국은 다르다.


4. 한국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이 될 수 없는 이유

 


한국 기업의 ROE는 미국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하고 2000년대 들어서 두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다. , 기업의 수익성이 받쳐주는 한국 증시는 외부 악재로 하락한다고 해도 충분한 가격 메리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한국 증시는 일본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렇게 한국 기업의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이 정도 ROE 수준을 유지하게 된 것은 바로 한 남자덕분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노태우 정부 시절 김종인 청와대 경제수석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와 그로 인한 기업활동 위축을 보고 재벌들이 보유한 투기목적에 비업무용토지를 강제 매각하게 하라는 용단을 내렸다.

 

당시 일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업 본연의 영업활동 대신 부적절한 투기 행위를 해온 재벌 오너들과 탐욕스러운 친 재벌주의자들을 김 경제수석은 공산주의자’, ‘빨갱이라는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일본의 실패를 눈으로 봤기에 이러한 강력 대응을 할 수 있었다.

 

100만 원대 주가와 사상 최대의 실적. 본인들의 탐욕과 국민 경제의 미래 중 하나를 택한다면 과연 그들은 무엇을 택할까? 20여년 전에 보수적 신자유주의자들 말대로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추구했다면 우리 나라도 정확히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빠져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에 기업의 돈이 몰려 유동성 위기가 다가왔을 거란 얘기다.


하지만, 결국 90년대 초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구국의 결단 덕분에 대한민국은 일본식 장기침체의 씨앗에서 벗어났고,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일본식 장기침체를 예상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는 경기 침체가 다가오더라도 일본식 장기침체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by 칼럼니스트 BWithU, http://bwithu.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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