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에핑그린']
나는 개인적으로 개미라는 말을 싫어한다. 개인투자자가 개미라면, 외국인과 기관은 땅을 파고 모래 속에 개미가 빠지기만을 기다리는 개미귀신쯤 된다는 상상에 더욱 그런 말을 쓰기 싫다. 어쩌면 현재 나도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항상 의문인 것이, 왜 개인투자자는 언제나 기관과 외국인의 장단에 놀아날까 하는 것이다. 즉, 주식 시장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있는데, 왜 대부분 주식 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을 외면할까 하는 것이다. 그럼 한번 그 이유를 파헤쳐 보고, 주식 시장에서 그 어떤 누구의 봉이 되지 않도록 명심하길 바란다.
주식 시장에서 개인투자가가 기관, 외국인의 ‘봉’인 이유
우선, 개인투자가들이 힘도 쓰지 못하고 외국인, 기관의 장단에 놀아나는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보다 엄밀히 말하면, 일정한 방향으로 내는 힘, 결집된 머니파워가 없다. 외국인, 기관들은 엄청난 돈을 갖고, 일정한 평가에 따라 지수의 한 방향으로 베팅을 하는 결집력을 보여주는데, 개인들은 그 숫자만큼 각각 다른 평가에 머니 파워를 결집시킬 수가 없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해서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하지만, 개인들을 모두 집결시켜 한 곳으로 주식 시장을 이끌기도 힘들고, 모두 독립적이기에 몰래 주식을 처분하여 다른 개인들의 뒤통수 치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기관, 외국인들은 그들 사이의 돌고 도는 주요 핵심 정보를 바탕으로 그 정보에 따라 한 방향으로 지수를 움직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둘째, 개인들은 단기간 투자를 선호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선 돈이 부족하다. 투자를 위한 돈이 곧 생활을 위한 돈이기도 하다. 또, 갑자기 급한 곳에 쓸 목돈이 필요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기존 주식 투자 전략(언제 팔아야 될지 정했다면)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된다.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말이다. 줄여서 단타라고도 하는데, 또, 개인들이 이것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빠른 시간 내에 큰 돈을 벌고 싶어하는 허영심에 있다. 상한가 올라타기, 하한가 따라잡기 등 변동성이 큰 종목에 베팅을 하고 하루만에 15%씩 벌려고 하는 사람도 많고, 이런 '급등주'종목을 발굴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어 괜한 돈을 지출하기도 한다. 이것은 건전한 주식투자라고 할 수 없고, 나중에 모두 쓸모 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의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는다.
셋째, 개인들은 뉴스에 민감하다. 물론, 뉴스를 보면 좋다. 모르던 회사, 경쟁기업, 산업 현황 등에 대해 공부할 수 있고, 미래 유망 사업이 어떤지 대략 짐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뉴스보다 호재를 통해 주가를 올려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담긴 뉴스가 더 많이 돌아다닌다. 무상증자를 한다드니, 1조 선박을 수주를 했다느니, 원자력 공장을 터키에 지었다느니 등이 바로 그것이다. 보통, 이런 뉴스거리가 나올 때쯤 주가가 오를 수도 있다. 그리고, 보통 개인들은 주가가 더 오르기도 전에 사둬야 한다는 신념으로 회사에 대한 치밀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뉴스는 해당 기업의 내부자를 거쳐 기관과 외국인의 정보망에 이미 며칠전에 접수되었고, 이미 이들은 언론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이 주식을 매수하고 있었다. (언론 내에서도 해당 뉴스가 말단을 거쳐 편집장까지 거치면서 주식 정보는 이미 퍼질대로 퍼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보통 언론을 통해 흘러 듣는 정보는 이미 1%의 주식 거래자, 즉, 기관과 외국인이 이미 분석을 다 끝내고 개인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개인은 이처럼 뉴스를 보고 주식 투자를 하면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하면 ‘봉’이 되지 않을까
나도 주식의 신이 아니기에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 사실, 주식 시장에서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개인보다는 덜 하겠지만, 외국인, 기관도 가끔 큰 돈을 잃기도 한다. 누구나 주식투자에 대해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자만하는 자는 결국 큰 실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로서 외국인과 기관의 ‘봉’이 되지 않는 방법은 있다.
1. 종목 추천 정보를 위해 가입한 카페 혹은 사이트에서 탈퇴해라 – 그저 기업과 산업 등 경제적 학습을 위한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주식 종목 추천을 위한 카페 혹은 사이트라면 아무말 말고 탈퇴해야 한다. 그들이 추천한 주식이 맞는 경우도 있지만, 틀리는 경우도 많다. 점쟁이도 우연히 우리의 신상정보를 맞출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틀리는 경우도 많다. 또한, 그들이 말한대로 투자를 했다가 잃은 경우 어떻게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심지어, 기밀 정보라는 이유로 돈까지 받는데, 점쟁이의 복채를 받는 것 같아 어이가 없다.
2. 인기주를 멀리하라 – 뉴스를 통해 정보를 들으면, 그 정보를 판단하는 사람은 주식 투자자의 99%인 개인투자자다. 당연히, 뉴스에 언급된 기업은 인기주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인기주는 이미 1%에 의해, 많이 올랐을 경우가 있고, 만약 생각보다 그렇게 오르지 않았을 경우, 막강한 돈만큼 막강한 정보력을 갖고 있는 1%의 구미에 맞지 않는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괜히, 그런 정보에 특종을 잡았다고 덥썩 물었다간 손실을 면할 수 없다.
3. 위기에서 사라 – IMF나 서브프라임 사건이 터졌을 때, 주가는 폭락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기회는 10년에 한번 꼴로 나타난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주식을 사야 한다. 이런 중대한 경제 위기 사건이 터졌을 때, 외국인, 기관의 움직임을 잘 관찰하자. 그리고, 그들이 사기 시작할 때 사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
4. 개인 감정을 배제하라 – 주식투자를 하는데 개인 감정은 금물이다. 다른 주식들은 다 오르는데, 내 주식이 빨리 오르지 않는다고 실망하고 그냥 팔아버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판 다음에는 주식이 올랐다고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외국인, 기관은 주식매매에 절대 감정이 배제되고, 투자에 있어 감정 개입은 그들의 ‘봉’이 되는 지름길이다.
5. 외국인, 기관 투자를 따라가라 – 지수는 개인이 살 때는 오르지 않는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야 오르는 것이다. 과거 주가가 2000이 넘었을 때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이 살 때, 주식을 사야 한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현재 주식이 미래 가치보다 저평가되었으니 사는 것이다. 미래에 되팔아 이득을 보려는 것은 외국인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주도적으로 주식시장을 이끄는 외국인 혹은 기관이 살 때 따라 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6. 가치주를 발굴하라 – 뉴스나 경제 예측에 의한 투자를 하지 말고, 기업 개별가치에 염두를 둔 투자를 해야 한다. 외국인, 기관이 아직 투자를 하지 않고 있으면 더 좋다. 곧, 그들이 발굴해 투자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코스피는 840종목, 코스닥은 1022종목으로 전체 2000개에 가까운 주식이 있다. 이 중 가치주를 찾는다는 것은 외국인, 기관을 ‘봉’으로 삼는 유일한 길이다.
by 칼럼니스트 에핑그린, http://londonpoi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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