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TwilightZone']
그 동안 연초부터 나타났던 미국 경제의 호조세와 다우지수의 사상최고가 기록은 경제 참여자들에게 디커플링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지만, 그 단어의 1차원적인 의미보다, 통용되는 추상적 의미는 희망 또는 기대감, 그 자체였다.
미국이 움직이면 한국도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감과 지금은 경제가 불황, 침체이고 앞이 안 보이지만 언젠가는 개선될 것이고, 한국 주식시장도 신고가를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되었다고 봐야 한다. 항상 만년 저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장하면서 말이다.
양극화, 붕괴의 시작
금주에 나온 경제 뉴스 중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확인한 내용이 있다. 4대 재벌 그룹의 순이익이 30대 그룹의 이익의 80% 비중을 기록하였고,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 지표가 월등하다는 공정위 분석 결과이다. 매출 비중이 53%임을 감안하면 돈되는 일은 확실하게 차지하고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파악된다.
반면, 그 이외의 30대 그룹은 대부분 초라하기 그지없는 무늬만 대기업인, 말 그대로 '허당' 신세를 면키 힘든 상황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STX 그룹의 몰락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며, 숙연한 바람이 불었다. 이 소식을 통해서 공정위 조사 결과와 더불어 실질적인 상황을 체감하기에 충분하다. 몇개 그룹사 이외에는 한국에서 돈 버는 주체가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중요한 시그널인 것이다.
한국 경제에 있어서 정부가 스스로 정책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만들었다고 보지만, 그것과 더불어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어쩔수 없는 흐름 역시 캐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가 좋아져도 돈 버는 주체는 그 범위가 넓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개인이건 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대기업이건 마찬가지 일 것이다. 30대 그룹 중 4대 그룹이 대부분의 이익을 점하는 상징적인 모습이 전 산업계, 모든 실물 경제 참여자에 해당되는 얘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 모두가 다같이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글로벌 경제의 흐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더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STX가 조선업황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굴뚝 산업과 세계 산업의 물동량의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몰락의 모습은 글로벌 경제 전반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솟구치는 다우 지수의 힘과는 별개의 흐름이다.
2010년까지 중국의 움직임으로 인한 원자재 시장의 강세와 더불어 소재산업재의 활황 국면은 휘날레 국면이었고, 향후에 어느 국가가 중국의 뒤를 이어서 그러한 원동력이 될 것인가에 대해 인도나 브라질이 거론되기도 했었지만 이제 희망 사항일 뿐이고, 최근에는 아프리카나 터키나 동구권의 몇 나라를 지목하는 경우도 있지만 논리적으로 부족하고, 그 임팩트 역시 여러 면에서 중국과 비교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저성장과 차별화, 디커플링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또 다른 모습
이 상황에서 현대차의 리콜 소식이 들려온다. 북미지역에서 작년 후반부터 시장 점유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시기적으로 1분기 업황이 안좋은 상황에서 2분기에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왔기에 이번 일관성의 악재로 해소되고 빠르게 복원이 되는 지에 대한 여부가 자동차 업종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경제와 시장 전체적으로 미치는 영향 면에서 중요한 흐름이 될 것이다.
STX의 문제가 경제와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문제라면, 현대차의 문제는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중요한 축인 자동차 산업이 그 동안 누적되어 온 북미 시장에서 흔들리는 입지가 재부각된다는 점에서 쉽게 보아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더불어, 환경 요인에 있어서 몰락했던 토요타의 부활을 빼 놓을 수가 없다. 리콜하면 대선배로 토요타를 잊을 수 없지만 이 '부활'의 신호탄으로 빼놓을 수 없는 엔달러의 흐름은 일본중앙은행(BOJ) 통화 정책 회의 이후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흐름에서 원달러 흐름이 동반 약세를 보일 수 있게 한 국가 리스크가 오히려 위기를 잠시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을 주고 있다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애처로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 현대차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의 문제도 크지만, 그 동안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 그 성장 지속성에 대해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경제의 흐름 자체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불신의 확대해석이 가능하고, 그 동안 경제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모든 것이 재검토 되어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할 계기가 될 수 있다.
패러다임 변화 가시화
STX그룹 몰락이 뜻하는 업종별 차별화와 소재 산업재 업종의 극심한 침체 상황과 더불어, 이제는 자동차 쪽의 움직임도 시장의 숙제로 남게 되었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이러한 국면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향후 산업 방향에 대한 변화 말이다.
그 동안 우리가 겪었던 전반적인 흐름의 변화가 전 산업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글로벌 환경의 전반적인 트렌드라는 것 그리고 한국의 정책으로 변화가 될 일이 있고, 바뀌기 힘든 환경도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닥쳐올 문제이지만, 특정 산업의 일시적인 성장이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다. 특히 트리클다운 효과(Trickle Down Effect: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소기업도 같이 성장한다는 이론)라는 동화같은 이야기는 위기를 지나면서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었다.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생존이 지속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점차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상황으로 확산되고 향후에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그 트렌드를 읽고 패러다임 변화에 편승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시장에서 돈을 더 버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는가 아니면 본의 아니게 퇴출될 것인가의 문제가 될 것이다.
경제 정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방향을 확실하게 또 공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가 성장과 더불어 국민의 삶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 제시가 절실하다. 그것이 잘못되면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점에 들어서고 있다.
by 스탁일보 칼럼니스트 TwilightZone (블로그: http://blog.daum.net/richi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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