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슈

"이제 성범죄자도 페이스북으로 잡는다"

스탁일보 2013. 3. 15. 07:45



요즘 우리 나라에서 밤에 이어폰을 끼고 홀로 돌아다니는 여성을 표적으로 한 성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가운데, 미국 경찰은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성범죄자를 잡는다고 한다. 그리고, 페이스북 역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 경찰을 돕는데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을 인용하여 영국 유명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 12일 (현지시간) 밝혔다.


페이스북은 전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지닌 명실상부한 SNS 서비스의 대표주자다.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니 그 데이터량도 어마어마 하다. 가령, 사진, 텍스트 그리고 회원간 주고받는 메시지의 양이 다른 SNS보다 월등히 많은 것이다. 


페이스북은 미국 경찰이 성범죄자를 미리 파악하고 붙잡는 것을 돕기 위해 페이스북이 가진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하며, 실제로 성범죄자를 골라내기 위한 알고리즘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미국 경찰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페이스북의 이 알고리즘은 아직 외부적으로 자세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만 메시지를 자주 보내는 사람, 여성에게만 메시지를 보내는 남성, 영어 단어 중 ‘sex’나 ‘date’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사람 등을 골라내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페이스북 안에는 이미 ‘미래 잠재 성범죄자 랭킹 리스트’도 생성한 상태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잠재 성범죄자 랭킹에 오르면 집중 관리하는 식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6월 페이스북 ‘성범죄 랭킹 리스트’ 알고리즘을 통해 미국에서는 13세의 소녀와 성적인 대화를 나누는 중년의 남성을 범죄 이전에 검거한 적이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경찰이 13세 소녀를 찾아가 그 중년의 남성을 유도해 구속에 성공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렇듯 자사의 데이터를 활용해 범죄 예방에 돕는 것을 미덕이라고 여기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성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저작권 문제, 마약 알선 및 보급 등까지 확대하여 미국 경찰에 협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하지만, 미국 인권단체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행위는 개인정보정책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 정보가 페이스북 내부에서 달리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미국 경찰과 정보 공유를 한다고 해도 그 정보가 페이스북 내부는 물론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며 결국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보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보안최고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 슐리번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잠재 성범죄자 알고리즘은 사람에 의해서가 아닌 기계적으로 이뤄지며, 우리는 절대 페이스북 관계자나 직원들에 의해 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알고리즘은 아주 낮은 위양성률(偽陽性率)을 지녔다는 점”이라며, 이 알고리즘이 개인정보 우려보다 범죄 예방에 아주 효과적인 것을 감안해 달라는 말을 했다. 


여기서 말하는 위양성률이란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의해 1차적으로 성범죄자로 판단된 사람이 다시 재검사를 했을 때 성범죄자가 아닌 자로 판명되는 비율을 말한다. 즉, 위양성률이 낮다는 말은 이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의해 한번 성범죄자로 판명되면 거의 대부분 잠재 성범죄자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만큼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성범죄자를 추출하는데 정확하다는 의미도 된다.


아직까지 미국 경찰처럼 우리 나라 경찰이 페이스북을 이용해 잠재 성범죄자를 잡겠다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우리 나라 경찰이 페이스북을 통해 성범죄자를 잡는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쉽지는 않다. 그 이유는 페이스북이 미국 기업인 만큼 서버 및 핵심 시설 그리고 주요 인력이 미국 본사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페이스북 지사에는 직원 10여명이 근무하며 주로 우리 나라 광고주를 만나는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점점 페이스북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금 월 사용인구가 1000만명이 넘어섰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처럼 많은 데이터가 우리 나라에 쌓였을 것이라는 뜻이다. 조만간 미국처럼 우리 나라에서도 점점 극성인 성범죄 예방 및 해결에 페이스북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외부

<저작권자 ⓒ 스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