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외 자산 시장에서 금 가격은 핫 이슈 그 자체였다. 특히나 한국 언론에서 마저도 한국은행이 금을 매수한 이후에 급락하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될 정도였다.
국제 금가격 흐름을 보면, 다음과 같다.
대강 한국 은행이 어느 가격 레벨에서 매입을 실행하였는지 잘 구분이 된다. 한국은행은 2000년 이후 6배 이상 오른 시세를 주고 기존에 보유한 수량의 6배를 신규로 매입하였다.
기사에 댓글들이 '한은이 개미냐'는 비아냥이 수두룩 하였는데, 결과론적으로 한은은 글로벌 골드 시장에서 왕개미 역활을 했다고 보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무지와 비전문성
한은이 지난달 20톤의 금을 추가로 매수하여 104.4톤으로까지 늘렸는데, 2011년 이후 금값이 말 그대로 금값일 때, 기존 보유량의 6배에 달하는 90톤을 매입한 것에 대한 비판은 그 절대값 자체보다도 기간을 두고 분할로 매입을 하였지만 그것이 큰 차이가 나지않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매입된 것에 집중되어야 한다고 본다. 즉, 매입 시기와 가격의 절대수준을 논하기 보다 분할로 매입하였지만 가격 자체에 대한 리스크 분산은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한번에 산 것이나 결과론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또한 그 시기가 지난해 4분기에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헤지펀드들이 빠르게 포지션을 줄이고 빠져나가던 상황이 나타났었는데, 그 시기에 정확히 맞춰서 보유량을 계속 늘렸고 이후에도 계속 그러한 글로벌 자금 흐름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점은 정보력과 대응력에 있어서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엄격하게 따지면 한국 금융 부문에 대한 후진성이 그대로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모습이기도 한데, 어떤 상품에 대해서 한국 금융이 뒷북을 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는 점에서 부정하기 힘든 비판이다. 특히나 이런 원자재, 상품 시장과 관련된 상품의 경우, 한국에 글로벌 전문가를 찾아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면에 대한 비판을 하는 언론의 비전문성 역시 못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라면 매입의 적절성 보다는 매입 배경과 정책 시행의 절차, 자문 절차 등의 뒷배경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적절성 논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고 방향을 같이 연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언론의 비판을 위한 비판의 소모전은 피곤할 뿐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무지를 드러낸 한은과 전문성 떨어지기는 매한가지인 언론의 모습을 볼 때, 그 둘의 모습을 '그래도 형제는 용감했다'라고 표현하면 너무 자학하는 모습일까.
씽크 탱크의 부재
글로벌 자산 시장 흐름에 대한 씽크 탱크가 한국에도 각 분야별로 존재하고 있지만 그 정확성이나 신뢰도에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물론 그것이 소속원들의 무능력보다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한국의 정보력과 판단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언제까지 그러한 우물 안에서 허우적 거릴지가 우려될 뿐이다.
국가가 발전하고 국가의 자산이 증대될 때, 그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동반되어야 미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이미 1990년 후반 실제로 경험까지 한 나라가 아닌가. 하물며, 한국의 6-70년대 수준 경제에 머무르는 중국에서는 그러한 경제에 대한 성찰과 전략적 접근이 여러 민간 경제학자들이나 논객들에 의해서 다뤄지고 있다는 점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의 경우는 비관론만 제시해도 매국노나 반역 또는 '좌빨'로 몰아세우는 상황이다 보니 발전하기 힘든 배타적 환경이 아주 강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비판은 싫어하거나 배척할 대상이 아니다.
비판과 선동은 구분되어야
비판은 현재를 유지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대안을 심사하는 과정 정도로 보아야 하며, 결국 그러한 비판이라는 논리도 시장이 걸러주는 역활을 하고 한국같은 지식과 인터넷이 결부된 선진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경우는 그 자정 능력이 과거에 이미 여러번 시험을 거친 상황이기 때문에 장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정책 차원에서도 비용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여러 의견과 데이터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취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여론을 몰아가는 선동의 경우가 문제되는 것인데, 이미 한국의 여론 선도에 있어서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와 자정 능력은 이미 우리가 사회적 비용을 치뤄가면서 검증을 해온 무시하면 안되는 큰 자산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여러모로 아쉬운 모습들만 나타나는 상황이고 국부를 축내는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노력은 전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정책의 결정이 소수의 정책 입안자들만의 뜻이 수렴되는 퍠쇄적인 절차보다는 다수의 의견이 참여될 때 좀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참여와 의견이 교류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그 자체가 정책 입안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것보다 결정 과정을 꾸려나가는 것, 그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앞으로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은의 금 매입에 대한 사안은 그러한 발전의 계기로 삼기에 좋은 예가 된다고 받아들이는 겸손함 역시 필요해 보인다.
by 스탁일보 칼럼니스트 TwilightZone (블로그: http://blog.daum.net/richi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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